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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좋다고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된 책방 소리소문!
마침 비가 오는 날씨라서, 촉촉한 분위기에 책 구경하면 더 집중하기 좋지 않을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발!
제주시내에서는 차로 한 40분쯤 걸리는 곳에 있다.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등 저지문화 예술인마을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산길을 달리는 듯하다가 책방 근처 마을에 다다르니 한 달 살기 숙소나 감성 카페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바다가 먼 곳에서만 살았어서 제주 한달살기 하면 해변가 마을에 살고 싶을거 같은데, 이렇게 바다와 좀 떨어진 곳에서도 제주 한달살기 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싶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신기했다) 맛집인 곳에서는 사람들이 웨이팅도 하고 있었다.
남자 친구가 책방 근처 골목까지 들어가더니 여기 왜 갑자기 젊은 사람들이 많냐고 놀라서 너무 웃겼다. ㅋㅋㅋ (우리도 젊은데~~)
책방 소리소문 영업시간
- 화/수: 정기휴무
- 목~월요일: 11시~18시
가게 앞에는 한 5~8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만차였는데 다행히 차 한 대가 빠져나가서 우리도 운 좋게 차를 댈 수 있었다.
우리 숙소가 있던 곽지에서는 비가 꽤 세차게 오고 있었는데, 한경까지 오니 비가 거의 그쳤었다. 제주도는 비가 오면, 비가 안 오는 곳으로 도망칠 수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딱 보아도 가정집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개조해서 만든 책방이라는 게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가정집 문을 함부로 여는 거 같은 기분을 떨치고 문을 살짝 열어본다.
책방 소리소문은 인스타에서 더더욱 유명해지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서점이 되었다고 했는데, 나는 건너 건너 알게 된 책방이라 사실 이 책방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했다. 나처럼 이렇게 이 서점을 잘 알고 오지 못한 사람들도 환영한다는 듯이 책방 입구에는 책방지기 부부의 자기소개글이 적혀있었다.
"이런 책도 있었어?"라는 코너에서는 아래 같은 재미있는 책도 있었는데ㅋㅋㅋ 나는 책 제목만 보고 내용을 단번에 알아맞혔다 후후.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 꽤나 유명한 책인 듯했다. ㅋㅋㅋ
그리고 "여자 친구 손에 이끌려 따라온 남자들을 위한 책"이었나 하는 코너도 있었다. ㅎㅎ 나 말고도 남자 친구 서점에 끌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가 보다ㅎㅎㅎ 그런데 의외로 나도 꽤 흥미가 가는 책들이 있어서 한참을 코너에서 서성거렸다
동네 서점의 묘미! 블라인드 책이다. 우리도 쭉 키워드를 훑어보고, 둘 다 마음에 드는 키워드의 책을 한 권 구매했다. 같이 카페에서 책을 풀러 볼 때까지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었다. ㅎ_ㅎ
그리고 책방 소리소문에는 이렇게 서점 한켠에 책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오빠와 나도 유려한 필체는 아니지만, 둘 다 한 문장씩 작성해보았다.
책방 소리소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리커버 에디션! 연금술사 책이 집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살뻔했다!!!
그리고 이렇게 직접 하나하나 찍어서 만든 소리소문만의 책갈피도 있었다. 옆에 놓여 있는 도서를 구매하면 증정해주시는 책갈피였는데, 하나같이 다 너무 귀여웠다. 원래 이런 책갈피 하나 있으면 한 번이라도 책에 더 손이 가잖아요?ㅎㅎ
그리고 이렇게 작은 전시도 열고 있었다. 누군가가 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내가 대신해서 들을 수 있다. 수화기를 들 때마다 다른 메시지 내용이 나오게 되는데, 오빠는 조금 듣더니 내용이 너무 슬퍼서 울 것 같다고 바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수화기 옆 책에는 메시지의 내용을 엮은 책이 있었는데, 슬픈 사연만큼 기쁘거나 화나는 사연의 메시지도 많았다.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는 메모를 옆에 남겨놓아서, 그것도 같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이전부터 책방 소리소문을 알고 있었는데도 갈까 말까 망설였던 건, 여기는 결국에는 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카페도 아니고 전시장도 아니기에 이 책방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만 하면 안 되고 책을 "구매"해야 한다. 그래서 걱정이 되었다. 책을 구매할 마음도 없이 가서 괜히 새책 새 상품만 뒤적거리고 그래서 책에 흠이 생기면 어쩌지? 책을 구매하지 않는 손님은 환영받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괜한 걱정.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은 기우였다. 작지만 알찼고, 책 제목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 혼자 여행하고 있었더라면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구매해서 창가에서 읽다가 집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필사 공간도 좋았고, 작은 전시였던 수화기 전시도 좋았다. 심지어 방문객들을 환영한다는 듯, 책방에는 깨끗한 화장실까지 열려있었다. 그리고 제일 좋았던 것은 블라인드 북이었는데, 책방지기가 정성스레 큐레이팅하고 핵심 메시지를 꼽은 블라인드 책을 손에 쥐며 오랜만에 책을 통해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
제주 서쪽을 여행 중이라면 잠시 소리소문에서 쉬어가시며 책의 문장에 흠뻑 젖어가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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